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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의 선한 사마리아인 마빈 씨

수렁에 빠진 할머니 구조

다행하게도 큰 부상 없어

2018년 07월 05일(목) 10:56 [홍주일보]

 

↑↑ 마빈 빅토리아 씨(왼쪽)와 안재영 청화요업 관리팀장. 박명순 할머니는 마빈 씨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더 큰 위기를 겪었을 것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해 했다.

ⓒ 홍주일보


노인전동차를 타고 농로를 달리다가 논바닥에 추락한 어르신이 외국인 노동자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지난달 27일 오후 7시경 장곡면 상송리 주민 박명순(86) 할머니가 밭일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수렁에 빠졌다. 할머니의 몸은 뒤집혀진 전동차와 함께 논바닥의 진흙탕 속으로 곤두박질했다. 이미 날은 저물어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 들판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때 선한 사마리아인이 나타났다. 마침 동네 부근 벽돌공장에서 일과를 마치고 산책을 나온 필리핀 근로자 긴토 마빈 빅토리아(Guinto Marvin Victoriaㆍ27) 씨가 사고 현장을 지나다가 전동차에 깔려 진흙탕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마빈 씨는 지체 없이 달려와 전동차를 건져내고 쓰러진 할머니를 일으켜 밖으로 나오게 했다. 할머니는 진흙탕을 뒤집어쓰고 만신창이가 됐지만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았고, 전동차도 부서진 곳이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할머니는 말이 통하지 않았으나 마빈 씨에게 감사를 표하고 전동차에 올라앉아 집으로 향했다. 할머니를 구조하면서 마빈 씨의 옷도 다 버렸다.

다음날 할머니는 마빈 씨가 일하는 청화요업(주)에 이 사실을 알리고 점심을 대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할머니는 닭백숙을 해서 점심을 준비하며 기다렸으나 마빈 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할머니는 오후 1시 30분까지 더 기다리다가 밭일을 나갔는데 마빈 씨는 그 후 아무도 없는 할머니 집을 방문하고 그냥 돌아왔다고 한다.

박명순 할머니는 사고 후 일주일이 지난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동안 밭일 하느라 너무 바빠 아직 나를 구해준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며 "그 분이 바로 구해주지 않았으면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화요업 안재영 관리팀장은 "마빈은 평소 성실한 근로자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 국경을 초월해 착한 일을 했다"며 "마침 운동하러 나가 할머니를 발견했으니 다행이다"고 말했다. 마빈 씨는 2015년 4월 청화요업에 입사한 후 현재 4년째 일하고 있다. 청화요업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전체 근로자 46명 중 13명, 필리핀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네팔 등 5개국 출신으로 모두 착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허성수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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