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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해야 할 수 있다

황은희(주부)

2019년 07월 19일(금) 10:38 [해남신문]

 

ⓒ 해남신문


도시재생은 지난 10년간 도시학 및 지역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주제며 전문가 포럼이나 학술대회의 단골 메뉴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도시재생에 재임기간 동안 50조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해남군도 지난 6월 제1기 해남 도시재생 대학을 열어 2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며칠 전 열렸던 '2019 해남군 주민자치학교'에 참석했다. 마지막 날의 강사는 "해남 참 머네요"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녀의 해남으로의 여정을 들으며 문득 지금은 노부인이 된 어느 여인의 말이 떠올랐다. 그 여인은 30여년 전에 해남으로 시집온 딸아이를 보러 아침 일찍 서울에서 버스를 탔다. 5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한 광주터미널에서 해남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우리 딸이 여기서만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해남 터미널에서도 송지 어디만큼의 버스정류장에서도 마중 나올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또 같은 생각을 했다. 마침 멀리서 경운기를 몰고 오는 사위를 보자 울컥했는데 그이가 딸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어둑어둑 지고 있더란다. 자가용으로 쉬다 오는 5시간이 멀다고 말하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꼈다.

서울에서 오는데 거의 하루가 걸렸던 30년 전 해남 인구는 약 14만명이 넘었다. 지금은 7만명이 조금 넘는다. 지금까지 실시되고 있는 인구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지자체 미래 인구를 예측한 마강래 교수는 과거 20년 동안의 추세가 계속 지속 된다면 해남의 인구 소멸시점, 즉 인구가 0이 되는 시점을 2059년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런 사실과 분석이 도시재생이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지방의 인구가 급격하게 주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사망률과 출생률에 따른 자연적 감소는 전국적인 인구 감소의 요인이니 지방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으로 생기는 사회적 감소가 더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대도시로 이사를 가기도 하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 일자리를 찾아 가는 경우가 더 많다. 전국 최대 농군인 해남의 인구가 10만의 벽을 허물고 감소 곡선을 그린 때가 우루과이라운드 체결 직후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자동차 산업과 탄광 산업의 급속한 쇠퇴로 파산한 미국의 디트로이트시와 일본의 유바리시가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지방의 위기는 국가의 생존과 맞물려 있다. 인구가 빠져나간 쇠퇴한 지역은 세원도 준다. 또한 재정투자에 있어서도 비효율적이다. 지방 자치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는 하나 재정 면에서는 70~80%를 중앙 정부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방정부는, 즉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는 지자체들은 정부예산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지방 재정투자의 급속도로 높아진 비효율로 발생한 피해는 국민 모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또한 도시재생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인구 감소가 보여주듯이 해남 경제도 쇠퇴하고 있다. 해남읍도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저녁 9시 반 이후는 깜깜하다. 더군다나 팔 곳을 찾지 못해 농가의 창고에 쌓여있는 밀과 보리뿐만 아니라 마늘이며 양파 그리고 감자 등의 여름 농산물의 가격하락은 농가와 상가 모두 더욱 시름겹게 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때,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 전국 최초의 군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한 농민수당이 지급됐다. 상반기 농민수당 30만원이 해남사랑 상품권으로 지급돼 농민에게는 작은 위로가 되고 해남 경제에도 작은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남은 전국 최대 농군이다. 해남 농업이 살아야 해남이 산다. 그래서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을 부결시킨 해남군의회 의원들의 행태가 더욱 실망스럽다. 해남군민은 고령 또는 여성 그리고 중소농의 생산자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과 더 나아가 더 나아가 우리의 자연에도 이로울 2호, 3호… 의 로컬푸드 매장을 기다린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해남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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