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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경로회 임의처분 땅값 일부 환수 받아

광천읍분회, 김승환 읍장 중재로 소송 없이 해결

0000년 00월 00일(화) 11:59 [홍주일보]

 

↑↑ 광천경로회가 1993년부터 방 하나를 무상 제공받아 지난해까지 모임장소로 사용했던 광천농협 2층 별관.

ⓒ 홍주일보


광천경로회가 지난해 말 해산되기 전 대한노인회 광천읍분회 소유의 부지를 임원들이 임의 처분한 것이 뒤늦게 들통나 이를 문제 삼았던 분회 집행부와 진통 끝에 법적 소송 없이 무난히 해결됐다. 문제의 부지는 광천읍 광천리 249-6번지(신주소, 홍남로 684번길 3)에 99㎡(약 30평)의 땅인데, 광천경로회 마지막 회장을 맡았던 이아무개 씨가 지난해 4월 27일 광천농협에 3000만 원을 받고 몰래 팔아넘기면서 사단이 생겼다.

지난해 11월 뒤늦게 부지 매각 사실을 알게 된 대한노인회 광천읍분회에서는 분회 재산을 임의로 매각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추궁을 받은 이 씨는 판매대금으로 2000만 원을 받아 인근 초등학교에 전액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고 고백했다. 그 후 광천읍분회가 확인 조사한 결과 광천농협이 이 씨에게 토지대금으로 실제 지불한 돈은 3000만 원으로 이 씨가 1000만 원을 더 받았던 사실을 밝혀냈다. 인근 초교에도 문의했는데 이 씨가 2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광천읍분회는 이 씨에게 나머지 1000만 원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추궁하면서 전액 반환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경찰에 고발하는 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씨는 나머지 1000만 원의 돈에 대해 세금으로 90여만 원을 지출하고 909만 원의 잔금을 갖고 있다고 실토했다.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지난해 11월 대한노인회홍성군지회 광천읍분회 임시총회가 소집됐다. 당시 광천읍 40여 개 경로당 회장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분회 재산을 임의처분한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것도 잘못 됐다며 토지대금 전액을 회수하고 이 씨를 경찰에 고발조치해야 한다며 격앙된 분위기로 흘러갔다. 이에 김승환 광천읍장이 중재에 나섰다.

김 읍장은 나이 드신 어른들끼리 서로 소송하며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이 덕이 되지 않으니 서로 이해하고 용서할 것을 호소한 후 이미 기부한 장학금은 잘한 일이니 놔두고 나머지 909만 원을 환수받는 선에서 사건을 매듭짓도록 제안했다. 결국 노인들은 김 읍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물의를 일으킨 이 씨도 909만 원을 분회 앞으로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이 씨가 광천읍분회의 계좌로 909만 원을 입금함으로써 이 문제는 조용히 매듭을 짓게 됐다.

문제의 부지는 1984년 당시 '광천노인회'라는 이름으로 시조모임을 갖던 지역 노인들이 처음 매입을 했다. 광천노인회는 대한노인회 홍성군지회가 창립되기 훨씬 전인 1975년부터 모임을 갖고 있었는데, 광천읍을 중심으로 같은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장곡면, 은하면, 결성면에서도 시조를 좋아하는 노인들이 참여하는 일종의 동아리이자 친목회 성격으로 운영돼 왔다. 이종덕ㆍ진귀동ㆍ이정연ㆍ최순석 씨 등이 창립을 주도했는데 이들이 뜻을 모아 수시로 모일 수 있는 장소로 1984년 읍내 중심가에 허름한 무허가 슬레이트 집을 구입했다. 그 후 수리해서 쓰려고 했지만 소방도로가 계획된 곳에 걸쳐 있는 건물이라 손을 댈 수 없었다.

1993년 광천농협이 경제사업장 건물을 신축하면서 그 건물 2층에 사무실 한 칸을 무상으로 제공하겠으니 대신 무허가 슬레이트 건물을 헐어서 주차장 부지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광천노인회는 즉각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노인회 소유의 무허가 건물은 곧장 헐렸고, 대신 광천노인회는 신축된 농협 별관 건물 2층의 방 한 칸을 제공받아 사용하게 됐다. 그 무렵 대한노인회 홍성군지회가 창립되면서 광천노인회는 '광천읍분회'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처음 계약기간은 3년이었으나 그 후 재계약 없이 지난해까지 무려 24년간 광천농협은 대한노인회 광천읍분회에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해왔다.

2012년 광천읍사무소가 신축된 후 청사의 방 한 칸을 분회 사무실로 제공받고 옮겨가자 광천농협에서 제공된 사무실은 과거 시조모임할 때의 노인들이 다시 모여 '광천경로회'라는 간판을 달고 일종의 동아리방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령의 회원들이 별세하고 점점 줄어들면서 지난해 사무실을 반납하기로 했고 대신 광천농협에 임의로 사용하게 했던 과거 건물 부지를 정식으로 매각해 넘기면서 광천경로회는 해산하게 된 것이다. 분회 집행부가 뒤늦게 부지 문제에 대해 집중 추궁함으로써 매각대금의 일부나마 운영비로 회수한 것은 작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박정일 광천읍분회장은 "그 동안 44개였던 광천읍 경로당이 이제 43개로 줄었다. 각 읍ㆍ면에 소속 경로당이 있는 회원이 광천경로회에 이중으로 등록하기도 했다"며 '다국적군'의 해체로 대한노인회 홍성군지회가 질서를 되찾은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허성수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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