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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륜산에 녹아든 선화… 허허당스님 전시회

일지암 숲속도서관에서
다음달 7일까지 전시돼

2017년 04월 17일(월) 11:23 [해남신문]

 

↑↑ 선화가 허허당스님이 일지암 숲속도서관에서 작품 '사막의 성'을 설명하고 있다.

ⓒ 해남신문


선화가 허허당스님이 일지암 숲속도서관에서 작품 '사막의 성'을 설명하고 있다. 생명의 힘이 담긴 선화(禪畵)가 연둣빛 새싹이 움튼 두륜산자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두륜산과 하늘이 어우러진 산 중턱의 일지암(암주 법인스님) 숲속도서관에서 허허당(虛虛堂)스님의 작품전시회가 다음달 7일까지 펼쳐진다.

허허당스님은 사찰도 없고 시주도 받지 않는다. 그저 바람처럼 구름처럼 떠다니며 사람들과 온기를 나눈다. 일지암 숲속도서관에서 전시를 하게 된 이유도 소통을 위해서다. 특히 일반 전시관과 달리 숲속도서관은 대흥사나 두륜산을 방문한 우연히 전시회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고 한다. 무심코 턱 만나는 아름다움이 더 따뜻하고 즐거움은 배가 된다는 것이다.

숲속도서관에는 허허당스님의 작품 39점이 전시돼 있다. 삶 속에서 얻은 단박의 깨달음을 물 흐르듯 그려낸 '돈오돈수' 작품과 생명의 이치를 차근차근 전달하고자 한 '돈오점수' 작품들이다.

돈오점수 작품들은 동자승, 새, 개미로 표현해낸다. 동자승은 세상 사람들에게 부처님 세계의 깨달음을 이야기하는 매개이며, 새와 개미는 인간의 삶과 생명을 담았다. 새와 개미는 허허당스님이 어디에 가더라도 가장 가까이에서 생을 이어온 존재였다. 한 마리 한 마리가 몸 속의 세포처럼 표현돼 인류보다 더 큰 생명체를 품어낸다.

허허당스님은 그림을 독학으로 배웠다. 지난 1974년 "길은 많으나 갈 길은 없고 사람은 많으나 진인(眞人)은 없더라. 세상은 이미 동안(冬眼)에 잠잠한데 공연히 나 홀로 세상 가운데 섰구나"라는 출가시를 짓고 벽송사에서 참선을 시작했는데, 1983년 우연히 새하얀 화선지와 일렁이는 먹물에 설렘을 얻으면서 그림과의 연을 맺었다.

허허당스님이 붓을 잡은지도 벌써 35년이 됐다. 덧칠 없이 한 번의 붓질로만 그려내야 해 붓질 한 번은 마음공부 한 번이 된다. 처음의 단순하고 담백한 마음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든 것을 비워버리면 진리가 스스로 찾아온다는 깨달음을 얻어 향훈이라는 법명 대신 비고 빈 집이라는 뜻의 허허당으로 이름을 지었다.

허허당스님은 "사람이 간절해지면 기술은 따라오고, 그리고자 하는 마음이 커지면 화선지가 이렇게 그리라고 소곤소곤 대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일지암 숲속도서관 전시 이후에도 명상고찰순례전을 열며 여행하듯 주민들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일지암 숲속도서관은 허허당스님의 전시를 시작으로 지역 작가들에게 전시 공간을 개방해 상설 전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박수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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