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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이후의 개혁

2017년 03월 20일(월) 13:25 [해남신문]

 

ⓒ 해남신문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파면되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친일, 독재의 문제와 정경유착이라는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고 개혁해 나갈 수 있는 단초를 역설적이게도 유신독재의 후계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기파멸적인 방법으로 제공한 것이다. 더구나 반성과 승복, 국민통합을 바라는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고 버티기와 갈라치기 전략으로 일관하는 독불장군 행태는 그에 대한 미운 정이나 연민의 정 마저도 끊어내고 있다.

탄핵 심판 기간 중 여론은 80:20으로 양분되었고, 선고 후 20%는 탄핵 무효를 외치며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탄핵 반대와 무효를 외치는 세력은 어버이연합으로 대표되는 친박성향의 노인집단과 퇴역군인 그리고 일부 대형교회의 동원된 교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라는 현명한 결정과 대선 국면으로 급속한 전환으로 탄핵 무효를 외치는 세력의 추동력은 급속히 약화되겠지만 국가 개혁과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첫째, 집회에 동원된 친박성향의 노인집단이나 퇴역군인 집단은 과거 개발독재와 군사독재에 대한 향수와 함께 양극화된 현 사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집단이다.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 하며 회귀하거나 빈곤 중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동원된 세력이다.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이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선동한 정치집단과 이를 추종한 전경련과 같은 집단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치권은 정치개혁을 통하여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고 이들을 손가락질 하기 보다는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통합될 수 있도록 노후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대책과 건전한 정치 참여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둘째, 한국교회의 수구적이고 반성서적인 행태가 이번 탄핵정국에서 적나라하게 표출되었다. 일부 대형교회의 목사들은 설교시간에 교인들을 선동하고 교인들을 정치적 집회에 참가시켰다. 교회가 탄핵 반대 집회에서 미국 국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면서 권력의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교회가 면죄부를 판매하고 그 자금이 교회와 성직자의 축재에 쓰이는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목도한 루터가 1517년 10월 31일 95개 논제를 비텐베르크성 교회의 문에 내걸면서 공개 논쟁을 시작함으로써 촉발된 종교 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의 한국교회 모습이다. 교회가 성서적이지 않고 말과 행동이 다르며 외양은 화려하지만 속은 병들고 부패해 있는 것이다. 교회가 회개하고 성경으로 돌아가는 교회 개혁이 필요하다. 교회가 권력과 자본을 옹호하는 것이 아닌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제 고치고 또 고쳐나가야 할 개혁의 기나긴 여정의 서막이 올랐다. 개혁(改革)은 가죽을 벗겨내는 고통과 함께 벗겨낸 가죽(皮)의 털을 제거하고 수없이 무두질하여 다룸가죽(革)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개혁을 한다는 말은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정성을 들여 두드려야 제대로 모양을 갖추고 부드러워져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실증된 시민의 위대한 힘에 의지해 심판 이후의 성공적인 개혁을 통해 국민 모두가 고통에서 벗어나는 변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배충진 편집국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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