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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부뚜어(差不多)선생

2017년 06월 16일(금) 09:42 [해남신문]

 

ⓒ 해남신문


당신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你知道中國最有名的人是誰?) 후스(胡適)의 단편소설 '차부뚜어(差不多)선생'의 첫 문장이다. '차부뚜어(差不多)는 별 차이 없이 비슷하다'는 의미로 '그게 그거다, 괜찮다'는 말이다. 중국인들과의 상거래에서도 많이 쓰이는 말로,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 클레임을 제기하면 맨 처음 돌아오는 답장이 '차부뚜어'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차부뚜어 선생에게 모든 것은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묻고 따지길 싫어한다. 흰 설탕이나 누런 설탕도 크게 차이가 없고 한자 십(十)이나 천(千)은 한 획 차이니까 마구 섞어쓴다. 기차시간 8시30분에 2분 늦었는데 조금 더 기다려 주지 않고 출발해버린 철도공사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뭐 오늘가나 내일가나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급한 병에 걸려 사람을 보내 왕(汪)의사을 모셔 오랬는데 왕진을 온 사람은 수의사 왕(王)선생 이었음에도 다 같은 의사니까 크게 괘념치 않는다. 죽기 직전에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하기야 죽는 것과 사는 것도 차부뚜어 아닌가"라고 말한다. 그가 죽은 후 많은 사람들은 생을 달관한 차부뚜어 선생을 흠모하여 삶의 멘토로 삼았다. 그리하여 중국인들은 가난하고 게으른 차두뚜어 공화국의 국민이 되었다라는 줄거리다.

한 쌍의 눈을 가졌으나 똑똑히 보지 못하고 두 개의 귀를 가졌으나 명확하게 듣지 못하고 코와 입이 있으나 냄새나 맛에 민감하지 못하며 기억력이나 사고력이 뛰어나지 못한 사람인 차부뚜어 선생은 중국인의 표상이다. 후쓰는 중국인의 얼렁뚱땅을 비판하며 차부뚜어 공화국인 중국의 개화와 사회개량을 위해 노력했다. 어려운 고문(古文) 대신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백화문(白話文)을 써 새 문화와 사상을 전달하려는 문학혁명을 주도 했다. 그는 중국을 좀먹는 오귀(5鬼)로 가난, 질병, 우매함, 탐욕, 혼란을 꼽고 특히 탐욕을 멀리하였다.

후스가 죽었을 때 장제스(蔣介石)가 "신 문화 중 구 도덕의 모범, 구 윤리 중 신 사상의 사표"라고 평가 했듯이 그는 신문화를 받아들인 엘리트 였지만 중국의 전통도덕을 지키는 모범이 되었고 낡은 윤리 속에서 활로를 여는 새로운 사상의 선구자 역할을 감당했다.

청문회 정국에서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공방이 치열하다. 정파에 따라 입장이 변하고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을 선택하려는 노력보다는 정파 이익 때문에 낙마시켜야 하는 강박감에서 사활을 걸고 대립중이다.

매일 터져 나오는 의혹 속에서 국회 청문위원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차부뚜어 선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신변잡기나 마구잡이식 의혹제기가 아닌 국가경영능력에 대해 철저히 묻고 따지되 파렴치한 범죄나 심각한 도덕적 결함은 걸러내는 옥석을 가려 내는 청문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산업화 시기의 압축적 경제성장 속에서 물질적 풍요를 정신이 따라가지 못했다. 이런 문화지체, 아노미적 시대를 살아온 세대 속에서 완전무결한 사람 찾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기존 사고와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통절한 자기반성과 단절 속에서 혁신을 통해서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과감하게 등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배충진 편집국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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