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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교과서 '열하일기'

2017년 07월 28일(금) 10:23 [해남신문]

 

ⓒ 해남신문


폭염과 극심한 가뭄에 뒤이어 중부지방에 쏟아진 폭우가 일순간에 엄청난 재난과 피해를 몰고 왔다.

이 와중에 외유성 유럽연수를 떠났던 충북도의원들이 여론의 뭇매를 못 이기고 짐을 싸서 귀국을 했다. 자유한국당 도의원은 행태를 비판하는 국민을 향해 억하심정을 내비치며 "집단행동을 하는 설치류 레밍 같다"는 폭언을 해 질타를 받고 있다.

군의원, 도의원이 되면 의례적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오지만 관광 유람형이거나 내용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 2007년 공기업 감사들의 이과수 폭포 연수에서 이번 유럽연수에 이르기 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해외연수에 나서는 공직자들은 낙후된 조선을 어떻게 하면 개혁하고 쓰임을 이롭게 하여 삶의 질을 높일 것인가란 고민속에 미래비전을 담아낸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를 정독해 볼 일이다.

열하(熱河)는 북경에서 북동쪽으로 250km 떨어진 곳으로 허베이(河北)성 청더(承德)의 옛 명칭이다. 옌산(燕山)산맥의 시원한 고원지대에 위치해 청나라 황제들은 더위를 피해 음력 5월에서 9월까지 다섯 달 정도를 열하의 피서산장(避暑山莊)에서 지내며 정무를 관장했다.

연암이 1780년 음력 8월 청(淸)의 융성기를 이뤄낸 건륭제의 칠순잔치 축하사절인 삼종형 박명원의 수행비서 신분으로 따라가면서 남긴 기행문이 열하일기이다. 청의 제도와 문물에 대한 자세한 기록과 여행 중에 느낀 감상과 깨달음을 기록 했는데 연암의 이용후생에 관한 열정과 집념이 행간에 가득 배어 있다.

첫째, 그의 사상은 "이용(利用)이 있은 후에 후생(厚生)이 있고 후생(厚生)이 된 후에 정덕(正德)이 있다"는 것이다. 백성들에게 이롭게 쓰일 수 있는 유익한 물자 생산이 넉넉하게 이루어지면 백성들 삶이 넉넉해지고 그 연후에 가치와 도덕이 바로 잡힐 수 있다는 생각은 당시 조선의 경제구조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리라. 명을 신봉하던 낡은 명분과 가치 속에서 백성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지배층의 무능함과 사농공상 신분제 사회에서 상공업이나 기술을 천시하는 풍조 속에 경제구조는 취약하기 짝이 없었다. 연암은 청의 선진문물 도입과 상공업의 진흥의 진흥을 주장했다.

둘째, 그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본질을 직시하고자 했다.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학문에 열중한 자신을 삼류선비(下士)라 자칭했다. 중국이 학문이 높고 경제가 발달해도 천자가 변발을 하면 오랑캐고 오랑캐는 개돼지와 같다는 일류선비(上士)의 의리론과 임진왜란 때 명 신종황제가 군사를 보내 구원해준 은혜를 입었기에 멸국한 명을 위해 원수를 갚고 치욕을 씻어야 한다는 이류선비(中士)의 보은론이 조선의 대세였다. 그는 삼류선비(下士)인 자신은 감히 말한다. 화려한 궁궐과 누각이 아닌 깨진 기와조각과 하찮은 말똥의 활용방법이야 말로 진정으로 중국에서 보고 배울 점이라는 그의 시각에서 중화-오랑캐, 중심부- 주변부라는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해체되고 '다름'과 '다양성'이 자리잡게 된다.

시대가 바뀌어 해외연수 실효성이 의문시되지만 가야한다면 경제발전(利用) 복지국가(厚生) 민주주의 가치정립(正德)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다름'과 '다양성' 속에서 보고 배우고 실행하는 것이 공직자 해외연수여야 한다.

배충진 편집국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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