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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 김기수

I. 서론

한국 언론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국 신문은 물론, 한국 언론 지형(Landscape) 전체에서 지역주간신문이 중요한 한 축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특히 일부 전국일간신문의 과점으로 국민의 언론 자유가 위협을 받고 있고, 지역주간신문의 다수가 독자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지역주간신문이 한국 언론의 개혁에 가장 중요한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것은 얼마전 국회를 통과한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이 시행되더라도 마찬가지다.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의 기본 목표는, 지역언론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다. 신문 시장은 독자와 광고로 구성되어있고, 이것은 다시 정치적, 경제적, 지리적, 문화적 사회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 지역언론이 정상적 기능을 할 수 있는 구조의 구체적 모습은 앞으로 다양한 조사를 통해 규명되어야 하며, 현실에서 다양한 요소의 작용을 통해 결정되어 나갈 것이다. 하지만 미리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구조가 지역주간신문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라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이 선택한 방법은 지원을 통한 정비이다. 제대로 된 지역 언론의 역할을 하는 신문사는 지원을 하되, 그렇지 못한 신문사는 활동을 하기가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바지연과 바지연 회원사는 이미 이런 지원제도와 무관하게 바른 지역언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까지의 성과가 보는 시각에 따라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바지연의 활동들은 지역언론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왔고, 어떻게 보면 그러한 활동들이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이 제정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었다고 본다. 지원 대상에 주간신문이 포함된 것은, 그 반대를 상상하기 힘들 만큼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 법 제정 과정에서 국회 내 일부 인사들이 지역주간신문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 불신감은 충분한 정당성을 갖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원의 대상에 지역주간신문이 포함된 것도 바지연 및 바지연 회원사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바지연이 공동의 편집규약과 광고윤리에 관한 강령 및 실천요강, 신문판매윤리강령 및 공정경쟁규약을 제정하기로 한 것은 이런 점에서 무척 의미있는 일이다. 그것은 전국일간신문나 지역일간신문에 앞서 지역주간신문이 표준(standard)을 제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주된 목적은 지금까지 바지연이 윤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되어온 내용을 반영해서 표준 편집규약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편집권의 자율성/독립성과 편집규약이 갖는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몇 개의 테제를 제시하고 이를 살펴보는 방식을 택했다. 이와 함께 이 글에서는 광고윤리를 위한 규정과 판매와 관련되는 규정 제정 문제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본다.

 

II. 편집권의 자율성과 편집규약

1. ‘편집권’은 신문의 내용이 생산되는 전 과정에 대한 결정권을 말한다. 여기서 편집권은 법적인 의미에서의 ‘권리’보다는 ‘권한’(competence)라고 이해해야 한다.

‘일정한 이익을 누리게 하기 위하여 법이 인정하는 힘’이라는 의미의 권리는 유무의 여부가 판단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의미의 ‘편집권’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가능하게 한다. 이에 비하면 권한은 분할될 수 있다. 따라서 권한으로서의 ‘편집권’은 그 권한의 내용을 기능적인 측면에서 분리해서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개념이 될 수 있다.

편집권은 편집에 관한 권한으로, 편집은 신문 제작의 내용적인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 즉, 단순히 취재되고 작성된 기사 중 어떤 기사를 어떤 제목으로 어떻게 배치하는가를 결정하는 신문사 ‘편집부’의 작업 영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신문사 조직을 크게 편집국, 제작부서, 영업부서로 나눌 때, 편집국의 모든 업무를 의미한다. 이런 의미의 편집은 다양한 과정을 포함하며, 각각의 과정에서는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이를 몇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취재 기사작성 과정: 어디서, 어떤 사건을 누가 취재할 것인가. 취재된 내용을 기사화 할 것인가. 기사화 되는 사안의 어떤 측면을 기사에 포함할 것인가.

3) 기사 선택 및 지면 배치 과정: 어떤 기사를 어떤 지면에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배치할 것인가.

4) 지면 구성 및 전체 전략: 전체 지면은 정치, 경제, 문화, 국제 등 영역 별로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구성할 것인가. 이 중 어떤 영역에 중점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인가.

5) 쟁점 사안에 대한 입장: 의약분업, 선거제도, 노동정책 등 정치 및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었을 때 신문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6) 세계관에 대한 기본 입장: 신문사가 세계와 사회, 정치를 바라보는 기본 입장은 무엇인가.

이 구분이 체계적이지는 못하지만 ‘편집’에서 다양한 차원의 결정이 내려져야 하는 사실을 나타내 보이기는 충분하다고 본다. 이 차원들은 현실에서는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또 인적·물적 자원에 영향을 받는다. 가령 어디서 누가 취재할 것인가는 어느 정도의 인력과 경비를 사용할 것인가의 결정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편집권’ 문제는 이러한 결정을 누가 어떻게 내리는가의 문제이다. 여기서 결정의 주체는 소유자, 경영자, 기자로 크게 분리되지만, 기자 중에서는 다시 편집국장, 부장, 기자 등으로 세분화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자 외의 영업 및 기술직 직원들의 편집권 참여 문제도 고려되어야 한다.

 

2. 편집권의 독립에서 편집권은 언론의 내적 자유를 의미한다.

한국에서 ‘편집권’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개념이다. 언노련/언노조가 발행한 ‘2001년 단체협약 비교자료집’에 수록된 24개 일간신문사의 모든 단체협약에서 ‘편집권’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신문사에서 ‘편집권’은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문화일보의 경우 “회사와 조합은 편집권과 관련한 외부로부터의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에 침해받지 않도록 노력하며 편집권의 독립을 확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의 ‘편집권의 독립’, 즉 외부로부터의 침해에 대한 독립은 이미 ‘언론의 자유’에 포함된 내용으로, 굳이 ‘편집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실익이 없다. 현재 진행 중인 논의에서 이해되는 편집권의 독립은 이러한 외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 사주 혹은 경영진과 기자와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편집권은 기자(논설위원 포함)들이 공유하며 최종적인 편집 권한과 편집권 수호의 책임은 편집위원장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한 한겨레신문사의 단체협약이나 “편집권은 취재·보도·출판을 담당하는 제작부서의 소속원이 공유하며 그 최종권한은 해당국의 장에 귀속된다”고 규정한 중앙일보사의 단체협약이 ‘편집권’ 개념에 언론사의 내적인 문제가 포함된 예이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의미로 ‘내적 언론자유’(innere Pressefreiheit)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편집권’을 ‘언론 자유’와는 다른, 혹은 ‘언론 자유’의 특수한 경우인 언론사 내부의 자유와 자율권을 지칭하는 의미로 한정해서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물론 언론사의 내적 자유의 문제가 현실에서 외적 자유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분석적으로 분리한 개념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 경영과 편집의 분리, 편집권의 독립과 같은 요구는 기본적으로 효율성을 위한 것이지 원칙적이거나 규범적인 것은 아니다.

초창기 신문에서는 소유, 경영, 편집, 제작이 모두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편집권 분할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신문사 내에 기능 분화가 일어나면서 편집권은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되었다. 하나는 효율성의 문제로, 소유자가 직접 경영을 하기보다는 전문적인 경영인이 경영을 담당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더 확대하면 제작과정에서도 해당 전문가에게 독자성을 부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경영과 제작의 분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은 비단 언론사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요구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규범적 요구는 아니다.

현실적으로도 편집과 경영은 완전히 분리하기 힘들다. 편집활동의 조직 및 결과로 나온 상품에 따라 경영 성과가 결정된다. 언론의 경우는 특정 상황에서 제작과 관련되는 결정이 회사의 사운을 결정하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 또한 언론사의 소유 및 경영은 다른 기업과는 다른 독특한 점이 있다. 언론사 경영이 소유주나 경영자에게 자본 투자에 대한 적정 이윤을 획득하거나 경영 활동을 통한 이익 추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아실현 등 정신적 자유를 성취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의 언론 자유를 사회가 침해할 수는 없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불교 재단이 운영하는 종합일간신문에서 우연히 기자의 다수가 기독교 신자들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이들이 이른바 ‘편집권의 독립’을 통해 기독교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신문을 만드는 상황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과 편집의 분리를 강요할 수는 없다. 신문에서 편집은 하나의 생산과정이다. 소유주나 투자자가 생산과정에 전혀 개입할 수 없다면, 그들에게 남는 것은 건물관리 뿐이다.

 

4. 그렇다고 해서 편집의 모든 부분에 소유주나 경영진이 간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와 독자는 신문이 공적 기능을 수행할 것을 기대하며, 이를 위해서는 언론의 내적자유가 보장되기를 기대한다.

다른 기업과 다르게, 언론은 공적 기능을 갖고 있고, 사회가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 신문의 ‘소비자’는 그러한 기능을 전재로 신문사가 ‘생산한’ 상품을 구매한다. 소유자와 경영자에게 언론의 내용까지 모두 맡겨 놓을 경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언론의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따라서 소유 및 경영으로부터 편집에 거리를 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것은 언론사의 사주나 경영진이 아니라, 전문직을 수행하는 기자들이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결정해서 보내주고, 독자가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해설을 충실하고 공정하게 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자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 측면도 생각해야 한다. 전문직인 기자들의 작업은 다른 직종과는 달리 정신적 자유와 관련되는 것이다. 불평등한 조건에서 계약이 이루어지는 노사관계에서 약자의 권리를 사회가 보호해 주는 노동법의 정신에서처럼 기자들의 정신적 자유를 사회가 보호해 줄 필요가 있다.

 

5. 따라서 편집권을 일괄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귀속의 문제가 아니라 미세하게 조정되어야 하는 분할의 문제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언론사 내부의 자율적 조정이 있다. 기본적으로 기자가 경영자 및 소유자에 대해서 갖는 자유는, 스스로를 전문직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는 기자들 자신들에 의해 쟁취되어야 한다. 언론사 사주가 자신의 세계관과 이익을 자신이 소유한 신문에 반영하고자 하는 욕구를 일정 수준 이상 추구하고자 했을 때 자신이 고용한 기자들로부터 저항을 느끼고, 그 사이에 적정 수준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적인 상황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실에서 완전하게 이루어지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는 상업화와 소유집중의 문제가 언론의 공익성을 침해한다는 현실인식이 확산된 1920년대부터 기자의 전문직주의(Professionalism)의 강조를 통해 기자의 독립성과 신문의 공익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이러한 방법이 어느 정도 성공했는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미국 신문의 발달 과정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자주 인용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미국 신문 전체는 독립성과 신뢰성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있다.

다른 한 방법은 법적 규제이다. 독일에서 이러한 시도가 있었다. 1952년 연방정부에서 마련한 법안에는 발행인이 신문의 기본적인 입장과 목표에 대한 기본원칙에 대해 편집국장과 합의한 내용을 문서로 작성하고, 그 범위 안에서 편집국장이 독자성을 갖도록 규정했다. 이 법안에서는 ‘편집권’을 두 개의 영역, 즉 ‘기본적인 입장과 목표 및 이를 위한 기본원칙의 결정권과 이러한 기본원칙의 범위 안에서 기사와 지면을 구성하는 권한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기본원칙은 미리 정하고 이를 문서화함으로 상황에 따른 발행인의 자의적 판단을 제약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에는 개별 기자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고, 이것이 기자들은 이 법안을 거부한 이유의 하나다.

1970년 독일 신문출판인협회와 기자협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위원회가 제안한 규정에는 신문의 기본적인 입장은 발행인이 결정해서 문서로 남기고, 이 내용은 모든 기자의 계약조건이 되는 것으로 기자의 권한을 확대했다. 이 규정에는 구체적 사건의 범위를 넘어서는, 원칙과 관련한 새로운 사안이 생기면 발행인이 편집국장 및 담당 기자와의 논의를 거친 후 결정하도록 했다. 이 안에 문제가 된 것은 새로운 사안에 대한 결정권었다. 독일기자협회는 발행인들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준다고 생각해서 이 안을 거부했다. 기자협회는 새로운 문제에 대한 방향 결정을 전체 기자회의에서 결정한다는 것과, 편집국장의 임면에 기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 보완했지만, 출판인협회는 이에 대한 협상을 거부했다. 그후 독일에서 편집권 조정을 법제화하는 작업은 성공하지 못했고 개별 신문사의 사안으로 남겨둔 상태다. 적지 않은 신문사가 기자의 지위에 관한 규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독일에서는 사원주주제의 일부 신문을 비롯한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신문사에서 기자 지위에 관한 규약은 그 효력을 잃어 가는 추세이다.

사실 편집권의 조정을 위한 세부적 규정을 법적으로 규정해서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 영국의 왕립언론위원회도 1997년 최종 보고서에서 고용주가 편집인의 권한(editor's rights)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지만, 모든 신문에 적용될 수 있는 권한 구분을 제시하기는 힘들다고 보았다. 왕립위원회는 제도적 장치로 큰 신문사의 경우 편집인의 계약해지를 위해서는 적어도 12개월 이전에 통지를 할 것과 기자들이 편집인 선임에 참여하는 것을 권고했다.

 

6. 한국 언론의 변화를 위해서는 편집권의 조정을 위한 법규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일괄적이고 구체적으로 소유주 및 경영자와 기자와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이 될 수는 없다.

 외국의 경험을 보아도 편집권 조정 문제를 언론사의 자율에 맡겨놓는 것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한국의 언론문화나 한국 기자들의 전문직주의 수준을 보아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법제화를 통해 일괄적이고 세부적으로 언론사 사주 및 경영자와 기자와의 관계를 규정하기는 힘들다. 그 법은 사주 혹은 발행인의 언론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부당한 간섭에 대해 스스로를 전문직으로 인식하고 그에 요구되는 저널리즘의 원칙과 윤리를 지키려는 기자들에게 내외의 부당한 간섭에 방어할 수 있는 기본적 도구를 부여하는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기자들 스스로 의지가 없다면 어떠한 법규도 쓸모가 없다. 이 법규가 현재 방송법의 방송편성규약 제정 의무 조항 이상의 수준을 크게 넘을 수는 없다고 본다. 단지, 그러한 규약의 취지와 제정 방식, 기한 등을 좀 더 구체화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예를 들면 ‘신문진흥법’과 같은 법을 통해 편집규약를 의무화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언제 그러한 법이 제정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7. 결론적으로 바른지역언론연대의 편집규약 추진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며, 그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바지연이 추진하고 있는 편집규약은 소유주, 경영자 및 기자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즉, 자율규제의 한 형태다. 이러한 자율규제가 이루어진다면, 그 자체로도 바람직한 것이지만, 앞으로 논의될 법 제정에서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지역주간신문이 앞으로 한국 언론의 정상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노력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III. 바른지역언론연대 표준 편집규약(안)

OOO신문사의 경영진과 편집국 전 직원은 바른 지역신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을 보호하고 신문사의 내적 언론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이 규약을 제정한다.

 

‘경영진’은 발행인으로 대표되는 주주 등 소유주 전체를 의미한다. 주식회사의 경우 이 규약은 주주총회 혹은 이사회에서 추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 신문사의 사정에 따라 ‘경영진’ 대신 ‘발행인’으로 표시할 수 있다.

‘편집국 전 직원’은 기자와 논설위원 등 신문 내용과 관련되는 전 직원을 말한다. 여기에 총무, 회계 등을 맡은 직원은 제외되나, 편집, 그래픽, 컴퓨터 편집을 맡은 직원은 포함된다. 여기서 말하는 직원에는 정규직, 비정규직 (임시직)을 막론하고, 상근하는 모든 사람을 말한다. 노동조합은 편집규약의 체결 주체로는 부적절하다. 노동조합 속에는 신문제작과 무관한 사람이 포함되어 있고, 편집국장 등 신문제작에 종사하는 사람이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1조(편집기본방향)

OOO신문사는 외부의 어떤 기구나 단체로부터 독립된 종합신문으로, 지역주민들이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는데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충실하고 공정하게 제공하며,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과 질서를 존중하고, 민주적인 지역공동체를 지향한다. OOO 신문사는 바지연 윤리강령을 준수한다.

 

편집규약의 기본 정신은 사주/경영진/발행인(이하 발행인)과 기자들이 편집 기본방향에 동의하고, 그 범위 내에서 기자들이 편집의 자율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발행인은 신문의 내용이 이 기본방향에 어긋날 경우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이 편집기본방향으로 이 내용은 제1조에 규정될 필요가 있다 (부록: 독일 SZ 편집규약 참조). 편집기본방향은 신문사별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제2조(편집권)

   (1) 편집권은 기자를 포함한 편집국 전 직원이  공유하며 최종 권한과 책임은 편집국장에게 있다.

  (2) 편집국장은 편집권 행사에서 기자를 비롯해서 편집국 전 직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3) 편집국장은 신문사의 이해관계에 주의를 기울인다. 신문사의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 편집국장은 경영진과 상의를 해서 결정한다.

편집국장은 신문사의 경영에 중대한 사안이 있을 경우, 경영진과 협의를 해야 한다. 예를 들면 거액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가능성이 있는 기사를 실을 경우가 그렇다.

제3조 (편집국총회)

  (1) 기자를 비롯한 신문 내용 제작에 참여하는 전 직원은 편집국총회를 구성한다. 편집국총회는 정규직 및 기타 신분으로 상시적으로 일하는 기자, 논설위원, 그래픽 및 편집 기술 담당자 등 신문 내용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직원을 포함한다.

신문사의 주체를 크게 경영진과 편집국 직원으로 구분할 수 있고, 편집국 직원은 다시 편집국장과 그 외 편집국 직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편집국장은 경영진이 신문 경영을 위해 임명한 사람으로, 한편으로는 신문 내용 제작에 관한 편집국 직원의 이익을 대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영진의 신문사 경영 기본 목표를 실현시킬 의무가 있다. 따라서 편집국장을 어느 정도 견제하며, 편집국 직원 전체를 대변할 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이 표준안에서는 이를 위해서 가칭 ‘편집국총회’의 설치를 규정했다. 편집국총회에는 편집국장이 포함되지만, 그 대표가 될 수는 없다.

 (2) 편집국장과 근무를 시작한지 3개월이 넘지 아니하는 직원은 편집국총회 회의에 참석해서 발언을 할 수 있으나 표결에는 참석할 수 없다. 편집국총회는 편집국 내 전 직원으로 구성외기 때문에 편집국장도 포함되어야 한다. 하지만 편집국장에 대한 거부권 결의에서는 이해관계 당사자라는 점 등에서 의결권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는 직원에게도 의결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의결권을 갖는 시기를 이 표준안에서는 3개월로 규정했으나, 이는 신문사별로 조정할 수 있다.

  (3) 편집국총회는 편집국장이 아닌 자 중에서 대표 및 부대표 1-3인을 선출한다. 대표 및 부대표는 편집국총회 대표단을 구성한다. 대표단에는 최대한 부서장과 평기자, 필요한 경우에는 직능이 고르게 분포되도록 한다.편집국총회 대표단은 편집위원회와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그 명칭도 ‘편집위원회’로 부를 수 있다. 단, 이 위원회는 편집국 직원 전체를 대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4) 편집국총회 대표는 편집국총회 회의를 소집하며, 그 의장이 된다. 부대표는 대표를 보좌하며, 대표 유고시 그 임무를 대신한다.

 (5) 편집국총회의 대표단은 편집국 전 직원의 의견을 수렴해서 보도방향과 의제설정에 대해 편집국장에게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편집국장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

 (6) 편집국총회의 구성과 대표 및 부대표 선출 및 기타 운영에 필요한 자세한 내용은 편집국총회가 규칙으로 정한다.

 

제4조 (편집국장 임면)

  (1) 편집국장은 언론인으로서의 소양과 경험을 갖춘 자 중에서 경영진이 임명하되, 사전에 내정자를 편집국 총회에 통보하고 그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경영진은 편집국장 임명 이유를 서면으로 밝혀야 한다.

  (2) 편집국총회는 편집국장 내정자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구성원 과반수의 결의를 통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거부권을 행사할 때에는 그 이유를 경영진에게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거부권이 행사되면, 경영진은 5일 이내에 재임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 경영진이 거부된 편집국장을 다시 내정하는 경우에, 편집국총회는 10일 이내에 구성원 3분의 2의 결의를 통해 이를 거부할 수 있다.  이 경우에 경영진은 거부된 편집국장을 다시 내정할 수 없으며, 새로운 편집국장에 대한 임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문사를 기업의 측면에서 본다면, 편집국장은 생산의 책임을 진 사람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경영진이 임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경영진이 스스로 이 권한을 포기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위임할 경우는 다르다. 그 경우에는 편집규약에 상응하는 내용을 명시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경영진이 편집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하기위한 통로로 편집국장을 활용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편집국 직원이 편집국장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한다. 거부를 위한 조건으로 과반수는 너무 약하며, 3분의 2는 너무 강하다. 따라서 이 표준안에서는 이를 절충하는 방식을 택했다. 즉, 최초 거부는 과반수로, 최종 거부는 3분의 2이다.

(3) 편집국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

(4) 편집방침과 편집국 내 인사 편집국장의 편집국 운영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고 판단한 편집국총회 구성원 3분1 이상의 발의가 있으면, 편집국총회 대표는 편집국장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편집국총회 회의를 소집한다. 이 회의에서 참석자 과반수의 결의로 편집국장의 시정을 요구할 수 있고, 편집국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서면으로 밝혀야 한다.

 (5) 편집국장이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실제 시정을 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편집국총회 대표는 편집국장 불신임을 결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이 회의에서는 편집국총회 구성원 3분의2의 결의로 편집국장 불신임을 결정할 수 있다. 편집국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는 편집국장 임명 및 재임명 후 1년이 경과해야 한다.   편집국장 불신임 결의안이 거부된 경우에도 1년이 경과한 후 그 편집국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를 할 수 있다.

 (6) 편집국총회에서 불신임 결정이 내려지면, 경영진은 지체없이 새 편집국장 임명절차를 밟아야 한다. 

편집국장은 경영진은 물론이고 편집국 직원들에게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편집국장은 어느 정도 장기적 계획을 갖고 편집국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 표준안에서는 편집국장의 임기를 3년으로 했다. 임기는 신문사의 사정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편집국 간부가 모두 한 번은 편집국장을 할 수 있는 ‘순환제적’ 인사는 장기적으로 신문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표준안은 또한 편집국장의 ‘인기주의’를 방지하기 위해서 편집국장의 재신임 투표를 정기적으로 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 그 보다는 편집국 총회가 편집국장의 편집국 운영에서 나타나는 중대한 결함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렇게 개진된 의견을 무시할 경우, 불신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불신임 결의는 편집국장에게 유예기간을 주기 위해 임명 혹은 재임명 후 1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또한 편집국장 불신임 투표를 통해 3분의 2의 찬성을 얻지 못한 경우에도, 1년이 지나야 다시 불신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서 편집국장이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제5조 (편집국 내 인사)
편집국 내 인사는 편집국장의 소관사항이다. 편집국 내 부서장 인사는 편집국장이 편집국총회 대표단과 협의한 후 경영진의 동의를 얻어 실시한다. 편집국 내 일반 직원에 대한 인사는 편집국장이 부서장의 동의를 얻어 실시하고 이를 경영진에게 보고한다.
편집국 인사는 편집국장이 편집국을 운영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부서장 인사의 경우는, 경영진의 의견과 편집국총회 대표단의 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있다. 신문사 사정에 따라서, 편집국장이 부서장 인사에서 경영진과 협의만 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도 있다. 일반 직원의 인사는 편집국장이 자신이 임명한 부서장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

제6조 (양심보호)
   (1) 기자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취재, 보도할 자유가 있다.
   (2) 기자는 자신이 작성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지 않은 기사에 자신의 이름이 기명되는 것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3) 기자는 내·외부의 압력에 의한 축소·왜곡·은폐는 물론 특정세력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판단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관의 지시에 불응할 권리가 있다.
   (4) 기자는 바지연 윤리강령을 어기는 지시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제7조 (효력발생)
   (1) 신문사 소유관계의 변화가 이 규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2) 이 규약은 경영진 대표, 편집국총회 대표 및 편집국장이 서명함으로 효력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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